거세된 남성이 오래 살았다.
이철구 교수 남성의 수명이 여성에 비해 짧은 이유에 대한 연결고리 발견

 

▲ 생명과학대학 생명공학부 이철구 교수


생명과학대학 생명공학부 이철구 교수가 조선시대 내시의 수명 연구를 통해 거세한 남성이 일반 남성에 비해 평균 14년 이상 오래살 수 있다는 분석 결과를 Current Biology 저널 2012년 9월 25일자에 발표했다. 남성의 수명이 여성에 비해 짧은 이유에 대한 여러 가지 가설이 혼재되어 있는 상황에서 이 연구는 남성의 기대수명이 여성에 비해 짧은 원인으로 남성호르몬에 주목하고 있다.

 

 

▲ 양세계보


본 연구에서는 조선시대 환관들이 고자를 입양하여 대를 이었고, 이러한 환관들의 가계를 족보형태로 기록한 양세계보를 통해 환관들의 수명을 조사하게 되었다. 16세기 중반부터 19세기 중반까지 81명의 환관들의 수명을 조사할 수 있었고, 이들의 평균 수명은 70세였다. 동 시대 사회적/경제적 기반이 유사한 양반들의 수명을 알기 위해 세 개 가문의 족보를 통해 조사한 결과 양반들의 평균 수명은 51-56세였다 (그림 2). 또한 81명의 환관 중 3명은 100살 이상 생존한 백세인 이었다. 대부분의 국가에서 백세인 비율은 인구 5,000명당 1.2명 정도인데 과거에 살았던 환관들의 백세인 수는 현재보다도 150배 이상 높은 비율이다.

 


이 연구는 거세된 남성에 대한 매우 희귀한 연구 자료로써 노화 연구 분야에서 그 가치를 높게 인정 받고 있다. 거세된 사람이 오래 사는 이유를 명확하게 알길은 없지만, 다음과 같은 추론을 해볼 수 있다. 거세로 인한 남성 호르몬의 상실은 남성 호르몬에 의해 억제됐던 면역기능이 회복되어 남성에게 취약한 감염 및 염증 질환에 더 잘 저항 하게 되어 거세한 남성이 오래 사는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. 또 다른 요인으로는 남성 호르몬의 상실로 남성적 이차 성징이 약해진 상황에서 거세된 남성이 상대적으로 덜 폭력적인 성격을 소유하고 있다고 가정해 볼수 있다. 이러한 심리적 성향은 신체에 위해가 되는 상황에 노출되는 정도를 낮추므로 생존에 유리 할 수도 있다. 중요한 것은 이 두가지 가능성 모두가 남성 호르몬에 기인한다는 것이다. 현재 본 기능유전체 연구실에서는 소식에 의한 수컷 생쥐의 유전자 발현 패턴이 여성화되는 기전을 규명하고 있으며, 이러한 연구 결과는 남성의 기대 수명이 여성에 비해 짧은 이유를 밝혀 줄 것으로 기대된다.